| OPSV 인터뷰 | 소비자 조사는 스타트업의 생존 전략

Posted by

오픈서베이의 서혜은 마케팅 팀장, 강예원 쇼퍼 인사이트 그룹장 인터뷰


오픈서베이는 지난 5월부터 스타트업 데이터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조사를 진행하고 그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비즈니스 고민을 해결하는 공부를 하는 자리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스타트업의 생존 전략을 배우는 거죠. 스터디 이름도 ‘생존을 위한 설문조사’를 뜻하는 SFS(Survey for Survival)입니다. 스타트업 생존을 위해 소비자 조사가 필요한 구체적인 이유는 뭘까요? 


* 본 인터뷰는 서혜은 마케팅 팀장과 강예원 쇼퍼 인사이트 그룹장이 함께 했습니다.

 

| 스타트업 생존 전략을 말하다

OPSV: 스터디에 앞서 스타트업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시다. 스타트업에게 소비자 조사는 어떤 의미일까요?

서혜은(이하 Hailey): 창업전문가로도 불리는 장병규 블루홀 의장의 “스타트업은 평균이 실패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시작하기 때문이거든요. 실패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소비자를 이해해야 하는데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소비자 조사라고 생각해요. 결국 스타트업에게 소비자 조사는 결국 실패할 위험을 낮추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강예원(이하 Amy): 동의해요. 전 스타트업 생존 전략의 기초는 리스크 관리라고 생각해요. 리스크 관리란 지금 고민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능력이고요. 다시 말해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주요 원인은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지금 필요한 고민이 무엇인지 모르고 해매는데 있다는 거죠. 이때 소비자 조사는 지금 당장 고민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보다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OPSV: 스타트업에게는 모든 것이 고민거리기 때문에 중요도에 따라 어떤 순서로 어떤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게 맞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 같아요.

Amy: 맞아요. 간단하게는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해도 좋을지’를 판단할 수 있는 의사결정의 근거를 소비자 조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을만큼 준비가 돼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스타트업이 겪는 많은 문제는 사실 리스크 부담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점에 있고 고민의 우선순위에 따라 소비자 조사를 진행해 보다 옳은 방향이 어디인지 결정할 수 있어요.

대개 스타트업은 자신들이 꽤 표준편차 안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닌 경우가 정말 많아요. 자신들이 느끼는 문제를 전체 소비자는 문제로 여기지 않을 때도 많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한 가격대가 소비자에게는 매우 비싸게 다가올 때도 있어요. 이런 시행착오는 결국 소비자와의 공감이 부족해서 일어난 의사결정의 결과거든요.

 

| 결국은 의사결정의 근거가 필요하다

OPSV: 그럼 의사결정에 앞서 소비자 조사를 활용한다면 리스크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는 걸까요? 예를 들어주시면 좋겠네요.

Amy: 지난 3월 출시한 ‘브러시몬스터(brushmon.com)’ 사례가 있어요. 아이들의 건강한 양치습관을 길러주는 교육용 증강현실 서비스에요. 브러시몬스터 내부에서는 본 서비스 정식 런칭을 앞두고 궁금한 게 많았는데, 출시하지도 않은 서비스에 소비자가 있을 리 없잖아요? 그래서 오픈서베이를 이용해 시장 조사를 해보고 싶으셨어요. 만나보니 다방면으로 궁금한 게 정말 많았는데, 지금은 서비스 출시 직전인 만큼 당장 의사결정에 필요한 조사를 추릴 필요가 있었죠. 오픈서베이는 고민거리를 정리하는 과정부터 도움을 드렸고요.

 

OPSV: 위에서 이야기한 고민거리의 중요도를 판단하는 거군요.

Amy: 맞아요. 몇 차례 미팅 끝에 브러시몬스터의 수많은 고민 중 지금 당장 소비자조사가 필요한 문제를 세 가지 꼽았어요.

① 기업이 정의하는 시장의 문제를 타깃 고객 역시 문제로 여기는지
② 문제를 공감한 고객이 서비스 구매 의향이 있다면 얼마까지 지불할 수 있는지
③ 서비스 구매가 망설여진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첫 번째는 시장 니즈 확인이라고 생각하면 좋아요. 자녀의 양치 교육 필요성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으니까요. 두 번째는 가격 적정선에 대한 조사인데 니즈 파악만큼이나 서비스 런칭 전에 중요한 의사결정 요소에요. 마지막으로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는 보통 기업도 알고는 있는데 ‘가장 망설이는 이유’처럼 순위로 상세하게 알게 될 때 인사이트가 또 다르기 때문에 필요해요.

이렇게 ① 시장 니즈, ② 가격 적정선, ③ 비구매 이유까지 현시점에 가장 중요하게 고민할 문제를 선정하고 소비자 조사를 진행하면 의사결정의 ‘근거’를 알 수 있어요. 의사결정을 내릴 때 따라오는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되는 거죠. 결국 브러시몬스터는 조사 결과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서비스를 정식 런칭할 수 있었어요.

정식 서비스 런칭 전 오픈서베이로 소비자 조사를 진행한 브러시몬스터

 

| 정확한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

OPSV: 스타트업이 겪는 문제에 대해서는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럼 그 문제를 우리가 좀 더 잘 풀어줄 수 있는지를 판단한 ‘근거’는 무엇일까요? (웃음)

Amy: 저희도 스타트업이잖아요! (웃음) 올해로 7년째 비즈니스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누구보다 스타트업의 절박함도 잘 알고 있고요. 실제로 스타트업 시장이 막 열렸을 때부터 신속하고 가격경쟁력 좋은 우리의 모바일 리서치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하며 크게 성장한 스타트업 사례가 많아요.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무엇을 고민했으며 실마리로 소비자 조사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노하우가 쌓였어요. 고민 많은 다른 스타트업에게 단계별 혹은 케이스별로 알려줄 수 있는 게 많다는 말이죠.

Hailey: 스타트업에게 적합한 소비자 조사 서비스가 적은 것도 이유예요. 물론 좋은 무료 툴도 있어요. ‘구글 폼’이 대표적이죠. 실제로 몇몇 스타트업은 자사 고객 대상으로 구글 폼을 활용해 만족도 조사나 이용행태 조사 등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고, 그런 경우 설문 문항 구성도 고민한 흔적이 보이더라고요. 예를 들어 디지털 콘텐츠 출판 서비스 ‘퍼블리(publy.co)’는 멤버십 구독을 하면 처음 오는 메일에 설문조사가 따라와요. 샐러드 배송 스타트업 ‘프레시코드(freshcode.me)’도 서비스를 개선해야 할 때 고객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더라고요.

그런데 자사 고객처럼 대상자를 직접 찾을 수 있을 때가 아니라 일반인이나 특정 프로필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하려면 무료 툴로는 한계가 있어요. 표본 집단을 신중하게 선정할 수 없어 편향된 결과가 나오기도 하거든요. 보통 정규분포라고 표현하죠. 제 페이스북에서 오픈서베이 인지도 조사를 하면 나이키나 애플 같은 글로벌 브랜드와 대등한 인지도로 보일 테니까요. 그런 무료 툴로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얻기 위한 표본 설정을 할 수 없어요. 뿐만 아니라 문항 건너뛰기 같은 기초적인 설문 로직마저 적용할 수 없어서 응답자들의 의사과 관계없는 오응답이 생길 수도 있고요.

 

OPSV: 무료 툴 특성상 기능이 제한적인 건 어쩔 수 없다지만, 그런 기능적 한계가 결국 결과 데이터에도 영향을 준다는 건가요?

Hailey: 맞아요. 사실 소비자 조사를 제대로 하려면 소비자 조사 방법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요. 당장 서비스가 급한 스타트업에게는 공부할 엄두가 없죠. 그래서 어떤 시점에 어떤 소비자 조사를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 생기는 거예요. 막 런칭한 서비스의 브랜드 인지도를 궁금해한다거나, 앱이 완성되지도 않았는데 앱 사용성 테스트를 하고 싶어 하기도 해요. 막연하게 지금 단계는 고객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 같은데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는 경우도 많아요.

사실 여기까지는 모든 기업이 겪는 일반적인 문제에요. 스타트업이라서 겪는 진짜 문제는 소비자 조사가 필요하지만 직접 할 순 없을 때 대안이 없다는 거예요. 리서치 기업에 의뢰해서 진행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고, 교육 프로그램도 상당한 고가인 경우가 많아요. 리서치 전문가 입문 교육 수준의 난이도라서 스타트업에서 실무적인 고민을 바로 해소하기 힘든 내용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고요. 여러모로 스타트업에게 소비자 조사는 필요하지만, 선뜻 시도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Amy: 소비자 조사 방법론이 필요한 이유를 예시를 통해 설명해드릴게요. 만약 브러시몬스터가 구글 폼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자녀의 양치 교육을 돕는 서비스가 있다면 이용하시겠습니까?”라는 설문조사를 했다면 대다수 사람이 “그렇다”고 답했을 거예요. 그런데 그 응답 결과가 서비스의 시장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주요 근거로 활용되긴 힘들거든요. 브러시몬스터는 좀 더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소비자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스타트업으로서 큰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오픈서베이를 찾게 된 거죠.

Survey For Survival 스터디 현장(사진. 오픈서베이)

 

OPSV: 그럼 스타트업은 그렇게 진행한 설문조사를 어떻게 활용하나요?

Hailey: 비즈니스 단계에 따라 다양한 조사를 하는데요. 시작하는 단계는 주로 시장이나 소비자를 파악하는 조사를, 성장 단계에는 서비스 제품 자체나 마케팅 관련 조사가 주를 이루죠. 보통 각 단계 사이에 VC 투자를 받는데 IR 자료로 활용하기도 해요.

인테이크(intakefoods.kr)’라는 고객이 기억에 남아요. 시작 단계부터 꾸준히 오픈서베이를 이용하셨어요. 신제품이 나오기 전에 주 구매층의 이용행태를 조사하시는데, 조사 결과를 내부에서만 보지 않고 보도자료로 기가 막히게 활용하시더라고요! 그런 활용은 저희도 깜짝 놀랄 정도예요. 고객 의견을 성실하게 반영해주시는 만큼 서비스 만족도 역시 높아서 오픈서베이 구성원들도 신제품 펀딩 날 구매 링크를 공유하기도 해요(웃음).

사실 대기업은 소비자 조사만 전담하는 부서도 있고 예산이 많으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도 쉬운 구조에요. 근데 스타트업은 소비자 의견을 듣고 싶은 마음은 더 간절한데 직접 조사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부터 어려워해요. 저는 더 많은 분이 인테이크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 방법 중 하나로 스타트업도 이용할 수 있는 소비자 조사 방법을 알려드리고 싶은 거죠. 오픈서베이 DIY 같은 좋은 툴이 많으니까요.

 

| SURVEY FOR SURVIVAL

OPSV: 배경 설명을 들으니 스타트업 데이터 스터디를 만든 이유를 알겠어요. 그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 쓴 게 있을까요?

Amy: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스타트업이 실무에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적어요. 대부분 리서치/데이터 분석 교육은 설문 설계와 통계 분석 방법론 자체에 집중한 전문적인 프로그램이죠. 그런데 소비자 조사 경험이 없는 스타트업은 자사의 고민과, 그 고민을 소비자 조사를 통해 해결할 방법을 연결 짓는 것부터 힘들어해요. 그래서 리서치 교육을 전문적으로 다루기보다, 자사의 비즈니스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현 단계에 어떤 고민이 필요하며 그 고민을 소비자 조사를 통해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까지 전체 과정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어요.

Hailey: 사실 오픈서베이를 널리 홍보하는 것만 생각했다면 인원은 크게 늘리고 횟수는 줄여서 여러 번 진행했을 텐데, 지금 인원은 딱 8팀으로 제한했고 기간도 주 1회 6주 차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밀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어요.

 

OPSV: 인터뷰를 읽고 스터디 내용을 많이들 궁금해할 것 같아요.

Amy: 소비자 조사란 무엇이며 기업에 소비자 조사가 왜 필요한지 기초적인 이론 교육을 한 뒤부터는 실습 과정이 많아요. 숙제도 매주 있고요(웃음).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줄 아는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서죠. 그래서 각 구성원이 소비자 조사를 통해 해소할 수 있는 자사의 고민을 직접 선정해서 가설을 세우고, 이 가설을 검증하는 방법을 탐색하고, 오픈서베이의 도움을 받아 소비자 데이터를 직접 수집한 뒤,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설을 검증하는 전체 과정을 함께 합니다.

Survey For Survival 스터디 일정표

 

Hailey: 오픈서베이는 DIY 고객, 특히 스타트업 고객에게 애틋함을 느껴요. 지금 오픈서베이 매출의 많은 부분은 기업 고객에게서 나오고 있지만요. 한 스타트업 대표님과 나눈 대화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설문 설계를 너무 잘 해주셔서 “스타트업 분들은 유난히 설문을 잘 만드시던데 다들 똑똑해서 그런 걸까요?”라고 여쭤봤더니, “아뇨. 간절해서 그래요”라고 웃으며 대답하시더라고요. 맞아요. 그리고 그 간절한 마음, 저희가 제일 잘 알거든요.

오픈서베이는 지금도 꾸준히 스타트업이 시장과 소비자를 알아가는 데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한 스타트업이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막막해할 때 오픈서베이를 통해 시장과 소비자를 이해하도록, 각 성장 단계의 고민을 오픈서베이가 함께 하며 도움이 되도록 하는 건 즐겁고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 기쁨을 좀 더 나누기 위한 출발점이 스타트업 데이터 스터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