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채용, 높은 연봉만이 정답일까?

개발자 채용, 높은 연봉만이 정답일까?

코로나 팬데믹이 디지털 혁신을 빠르게 이끌고 산업의 비대면화가 가속화되며 IT 개발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많은 기업이 IT 개발의 핵심인 ‘사람’에 주목하며 개발자 연봉 인상 릴레이가 시작됐죠. 하지만 2022년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외국계 기업의 인력 감축을 시작으로 국내 스타트업과 빅테크 기업도 채용을 중단하거나 대폭 줄인 겁니다.

고민거리는 여전히 있습니다. 우수한 개발자를 두고 벌인 채용 전쟁 탓에 빅테크 기업조차 인건비 부담과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거든요. 높아진 연봉 수준을 맞추기 어려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고요. 개발 역량을 확보하는 데 높은 연봉이 장기적인 답이 될 수 없다는 방증입니다. 그럼 기업은 어떤 요소를 내세워야 좋은 개발자를 확보하고 만족시킬 수 있을까요?

개발자가 받는 금전적 보상 수준은?

2022년 상반기까지는 개발자 전성시대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개발자에 대한 주목은 자연스레 연봉 인상으로 이어졌습니다.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개발자 인력 유출을 막고자 10% 이상의 높은 연봉 인상률을 제시하기도 하고, 좋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직전 연봉의 30% 인상, 스톡옵션, 사이닝 보너스 등을 다양한 보상을 제안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모든 개발자가 고연봉을 받으며 일하고 있을까요?

먼저 개발자들의 경력별 평균 연봉 수준을 살펴보겠습니다. 3년 미만 경력은 4,300만 원 가량이며, 10년 이상 경력에서는 8,200만 원 수준을 보이며 연차가 길수록 연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이는 직장인 평균 연봉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를 보입니다. 잡플래닛 자료를 바탕으로 3년 차 직장인은 평균 3,818만 원, 12년 차 경력의 직장인 평균도 6,053만 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IT 개발자는 타 직군의 비슷한 연차 대비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죠.

연봉 외의 금전적 보상 체계도 함께 확인해볼까요? 회사에서 지급하는 금전적 보상은 인센티브/보너스, 스톡옵션, 사이닝 보너스, 우리사주 등으로 다양합니다. 그중 ‘인센티브/보너스’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개발자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62.4%). 특히 인센티브/보너스 수령 경험 비중은 개발팀 규모가 커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100명 이상의 개발팀에 소속된 개발자는 86.2%가 인센티브/보너스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을 정도죠.

반면 금전적 보상을 받아 본 경험이 없다고 답한 비율도 23.1%나 됩니다. 10명 미만의 개발팀 규모에서는 34.7%가 금전적 보상이 없다고 말합니다. 개발자 영입 전쟁을 거치며 고연봉으로만 비치던 개발자에 대한 모습은 모든 개발자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금전적 보상 체계 격차는 같은 직군 내에서도 꽤 크다는 현실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오픈서베이 개발자 트렌드 리포트 2022 (p.19)

취업 시 고려하는 건 연봉, 그렇다면 현 회사 입사 요인은?

앞서 말했듯 연봉은 개발자 확보에 큰 무기로 여겨지며 미디어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주목해왔습니다. 실제로 개발자에게는 얼마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을까요?

개발자 10명 중 4명 이상이 6개월 내 취업/이직 의향이 있다고 합니다. 이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연봉 등 금전적 보상 체계는 1위에 꼽힙니다(61.1%). 워라밸 가능 여부나 개인의 성장 가능성과 비교해도 두 배 가까이 높은 비중을 보일 정도로(각 31.4%, 25.9%) 금전적 보상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픈서베이 개발자 트렌드 리포트 2022 (p.26)

그렇다면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 입사하게 된 계기도 금전적 보상이 주요한 요인일까요? 현 회사 입사를 결정하는 데 가장 영향을 준 요소에 대해 3순위까지의 응답을 살펴보면 ‘내가 성장할 기회가 많아서(32.2%)’로 첫 번째로 꼽힙니다. 뒤이은 응답은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 같아서(24.8%)’, ‘연봉/인센티브/사이닝 보너스 등 보상이 만족스러워서(24.5%)’ 순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개발자에게 취업이나 이직 시 금전적 보상은 주요 고려 요인이나, 내가 일할 회사를 선택하는 순간에는 금전적 보상과 함께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가장 주목함을 알 수 있습니다. 개발자 본인과 회사의 성장 기회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야 앞으로의 연봉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오픈서베이 개발자 트렌드 리포트 2022 (p.23)

재직하며 만족을 느끼는 요소는?

그렇다면 입사 후 재직 중에 만족스럽다고 느끼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취업/이직 시 고려한 주요 요인인 금전적 보상에 가장 만족할까요? 또는 현 회사 입사 결정에 가장 영향을 준 개인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며 일하고 있을까요?

현재 회사에서 만족하는 사항은 동료/상사와의 원만한 관계가 1순위로 꼽힙니다(40.6%). 그다음으로는 회사 분위기, 성장 기회, 적정량의 업무 수준 등에 대해서도 만족한다고 답했는데요(31.8%, 30.4%, 27.6%). 입사 시에 중요하게 고려한 연봉 등의 금전적 보상 내용은 재직 중 만족 요소로 꼽히지 않는 것이 흥미로운 점입니다. 기업의 핵심 IT 역량 중 하나인 개발자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결국 현 회사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할 텐데요. 이를 위해서는 동료와 팀의 분위기가 크게 작용함을 시사합니다.

오픈서베이 개발자 트렌드 리포트 2022 (p.24)

개발 업무에 불만족스러운 요소와 최근의 고민은?

개발 직군에서 일하며 불만족스러운 요소도 물어봤습니다. 성장에 대한 압박과 기술 트렌드 대응에 대한 부담감이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46.5%, 44.1%). 특히 저연차부터 고연차까지 경력과 무관하게 모두 개인의 기술 역량을 고민하고 발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에 대응하며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죠.

오픈서베이 개발자 트렌드 리포트 2022 (p.21)

성장에 대한 고민은 2022년 하반기 이슈와 고민을 물어본 주관식 응답에서도 나타납니다. 개발자들은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 ‘투자 불황’, ‘외국계 기업의 구조조정’ 등 업계 이슈와 함께 ‘개발자 품귀 현상으로 인한 연봉 이슈, 구인/구직난’ 등 본인과 직접 관계된 고민거리도 이슈로 꼽았어요. 7-10년 경력자는 “연봉에 대한 고민으로 이직을 염두하고 있다. 코딩 테스트 공부가 고민”이라고 털어놓았고, 비슷한 경력의 다른 응답자는 “언제까지 프로그래머를 할 수 있을까? 대세 언어는 과연 뭐가 될 것인가”가 고민이라고 합니다.

오픈서베이 개발자 트렌드 리포트 2022 (p.35)

많은 개발자가 빠르게 변하는 기술 트렌드에 발맞추고자 자기계발과 개인의 성장에 집중합니다. 더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찾기 위해 또는 개발 역량의 객관적 평가로 일컬어지는 연봉을 높이기 위해 이직을 염두하고 이를 위해 개발 관련 자기계발을 지속하죠. 다시 말해 기술 역량 계발, 연봉, 이직이라는 키워드는 긴밀하게 연결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현 회사 입사 결정 요인 데이터를 살펴보면 금전적 보상도 물론 중요하지만 개인의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개발자들은 성장에 대한 압박을 크게 느끼는 만큼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나의 성장을 이끌어줄 수 있는 회사인지를 고민한다는 점에서 고연봉만이 개발자 채용에 유일한 답이라고 말하는 건 어려워 보입니다. 성장 욕구를 충족시킴과 더불어 동료나 팀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며 일할 수 있도록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도 중요도를 높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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