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서베이 푸드다이어리로 알아본 지난 3년간 푸드 트렌드 총정리
지난 아티클에서는 팬데믹 전후 3년간 식생활 분야에서 일어난 변화를 전반적인 시선으로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메뉴 레벨에서 좀 더 세부적인 변화를 살펴보려 합니다. 지난 3년간 세부 메뉴 레벨에서 어떤 음식의 취식률이 증가하거나 감소했는지, 각 메뉴의 증감 트렌드는 3년간 꾸준히 이어졌는지 혹은 중간에 방향이 바뀌었는지 등을 분석한 겁니다.
푸드 트렌드 변화의 주요 키워드는 #건강, #간편, #혼먹, #2030세대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건강하고 간편하게 혼자 먹기 좋은 메뉴와 2030의 선택을 받은 메뉴에서 공통적으로 취식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그 메뉴는 무엇일까요? 2030이 선택하지 않은 메뉴는 취식률이 감소한 걸까요? 이번 아티클을 통해 팬데믹 이후 푸드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① 한식 메뉴 전반에서 나타나는 취식 감소 트렌드
먼저 식탁에 가장 많이 오르고 먹기도 가장 많이 먹는 한식 메뉴부터 살펴봅니다. 이전 아티클에서도 살펴봤듯 한식은 전반적으로 취식이 감소했는데, 메뉴 레벨에서도 취식 감소 트렌드가 확인됩니다. 다만 19년부터 3년간 꾸준히 감소한 메뉴, 크게 한 번 감소했다가 더 줄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메뉴, 반짝 올랐다가 다시 감소한 메뉴 등 유형은 다양하게 나타났습니다.
열무김치·소박이 등 반찬김치류, 반짝 취식 증가 후 감소
먼저 한식 밑반찬 메뉴 중 열무김치·소박이·젓갈을 살펴봅니다. 이러한 메뉴는 보통 집에서 내식으로 소비되며, 배추김치처럼 외식할 때도 흔히 볼 수 있는 김치류와 달리 가끔씩 상에 오릅니다. 그런 탓인지 열무김치·소박이·젓갈은 외출이 줄고 내식이 크게 증가했던 코로나 장기화 기간에 취식률이 반짝 올랐다가 다시 감소하는 트렌드를 보였습니다. 21년 2월 이후에는 집에서도 배달음식이나 밀키트·간편식 등으로 간단하게 먹는 경우가 많아지고, 내식을 하더라도 한 그릇 음식 등으로 상차림이 간소화됐기 때문입니다.

된장찌개·김치찌개, 외식 의존도에 따라 감소 트렌드 달라
다른 한식 메뉴는 어떨까요? 된장찌개와 김치찌개의 취식률 변화를 주목해서 살펴봤습니다. 두 메뉴 모두 대표적인 한식 메뉴로 우리 식탁에 여전히 많이 오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차이점도 한 가지 있습니다. 된장찌개는 상대적으로 외식 취식 비중이 더 높으며, 김치찌개는 내식으로 먹는 비중이 높다는 점입니다(각 외식 비중: 25.8%, 16.3%).
취식 상황의 차이는 두 메뉴의 취식률 감소 트렌드에 영향을 줬습니다. 외식으로 먹는 비중이 높은 된장찌개는 21년에도 여전히 외식이 회복세에 접어들지 못해 지난 3년간 취식률이 꾸준히 감소한 반면, 김치찌개는 한 번 크게 감소했다가 조금씩 회복되는 추세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한식 메뉴의 외식 취식 비중은 코로나 이후 나타난 외식 감소의 영향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데요. 김치찌개는 내식으로 더 많이 먹다 보니 코로나 장기화 이후 나타난 외식 감소 트렌드와 무관하게 내식으로 꾸준히 소비된 반면, 된장찌개는 그렇지 못해 취식이 더 감소한 겁니다.

② 간단하게 건강하게 혼자 먹기 좋은 닭가슴살·샐러드 취식 증가
앞서 한식 메뉴 전반에서 나타난 취식률 감소 트렌드를 살펴봤다면, 이번 파트에서는 지난 3년간 꾸준히 취식률이 증가한 메뉴를 알아봅니다. 바로 닭가슴살과 샐러드입니다. 두 메뉴의 취식률 증가는 지난 16년부터 꾸준히 언급량이 증가한 ‘간단하게’, ‘건강하게’, ‘혼자 먹기 좋은’ 메뉴를 선호하는 트렌드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90% 이상이 유통형 HMR로 소비되는 닭가슴살
먼저 닭가슴살을 살펴봅니다. 여기서 말하는 닭가슴살은 허닭·아임닭 등 가공식품으로 판매되는 포장식 닭가슴살입니다. 생고기 닭가슴살은 별도 카테고리에서 요리 재료로 분류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포장식 닭가슴살은 포장/가공식품과 같은 유통형 HMR로 취식하는 비중이 90%가 넘습니다. 이러한 닭가슴살은 과거에는 운동을 하거나 식단 관리를 할 때 주로 먹었다면, 코로나 장기화로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건강하고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자 많이 먹게 되면서 취식률이 증가했습니다.

한 끼 식사 대용 취식이 증가하고 있는 샐러드
샐러드 취식은 21년 들어 크게 증가했습니다. 사실 샐러드는 과거에는 주로 외식 한상 차림 중 반찬류에 포함되는 메뉴였습니다. 전통적인 한식 상차림에 자주 올랐던 ‘과일 사라다’도 여기에 포함되죠. 그런데 최근 취식이 증가한 샐러드는 식사 대용으로 먹는 샐러드 볼 형태의 한 그릇 메뉴입니다. ‘과일 사라다’와 ‘샐러드’는 같은 메뉴로 묶여 있지만 취식 상황과 맥락이 다릅니다. 이에 어떤 샐러드의 취식이 증가하는지 명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샐러드가 포함된 식단에 함께 올라가는 메뉴 개수 변화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19년까지만 해도 샐러드가 포함된 식단에 함께 오르는 메뉴는 4.73개였습니다. 여러 메뉴를 함께 놓고 먹는 한상 차림에 샐러드가 포함된 경우가 그만큼 많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20년~21년에는 그 개수가 4.54개와 4.31개로 눈에 띄게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 샐러드는 메뉴 수가 많은 한상 차림으로 먹기보다 간단하고 건강하게 혼자 먹기 좋은 샐러드 볼 형태의 취식이 더 많아진 겁니다.

③ 제로 트렌드, 저칼로리·대체당·비알콜 음료 취식 증가
닭가슴살·샐러드와 같이 건강함을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는 디저트와 비알콜 음료 카테고리에서도 쉽게 발견됩니다. 소주·맥주 등 알콜음료 또한 외식 감소로 인해 취식이 크게 줄었으며, 부담 없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무알콜 주류의 취식은 증가했습니다.
‘저칼로리’ 디저트와 ‘액상과당 제로’ 탄산음료 취식 꾸준히 증가
먼저 디저트와 탄산음료 메뉴를 살펴보겠습니다. 코로나 전후 3년간 꾸준히 취식이 증가한 메뉴 중 하나는 스키니피그·라라스윗 등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입니다. 이에 중소 브랜드 중심이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시장에 베스킨라빈스·청정원 등 대기업이 최근 들어 앞다퉈 진출하고 있죠.
한편, 트레비·빅토리아 등 첨가물이 따로 없는 탄산수나 제로콜라·제로펩시 등 액상과당 제로 탄산음료 또한 지속적으로 음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칼로리 낮은 디저트나 당분 없는 음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덕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반 맥주 음용은 줄고, ‘부담 없는’ 비알콜 맥주 음용 증가
부담 없이 건강하게 먹고자 하는 제로 트렌드는 알콜 음료 카테고리에서도 나타납니다. 최근 3년간 일반 맥주 음용은 지속 감소한 반면, 무알콜 맥주 음용은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무알콜 맥주는 제로 알콜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맥주 대비 칼로리가 30% 이상 낮아 체중 관리 목적으로도 음용되며 지속적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맥주는 팬데믹 이후 회식·모임의 감소로 소맥으로 먹던 라거 맥주의 음용이 줄어든 것으로, 최근 떠오르고 있는 수제 맥주는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홈술 트렌드 이끈 전통주·양주 음용은 증가했을까
팬데믹 전후 3년간 주류 음용이 줄어든 주요 원인은 회식·모임의 감소 영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회식·모임에서 가장 흔하게 마시는 소주와 맥주의 음용이 가장 크게 감소했습니다(각 -19.0, -16.6). 그런데 최근 홈술 트렌드를 이끈 전통주와 양주는 주류 불황 속에서도 오히려 음용이 증가했습니다(각 +2.8, +8.2). 이렇게 주종에 따라 음용 증감 추이가 크게 다르게 나타난 요인은 배경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2030세대의 음주 문화 변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사실 전통주와 양주는 지난 19년까지만 해도 2030이 주로 마시던 음료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 시작된 홈술 트렌드의 영향으로 집에서는 더 맛있거나 고급스러운 주류를 선택하고자 하는 2030이 많아진 겁니다. 이에 아래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듯 21년 들어 2030의 전통주·양주 음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앤데믹 이후에도 주류 소비 트렌드가 2030을 중심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④ 마라·로제, 최근 가장 떠오르는 푸드 키워드
식문화 트렌드 분석 시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마시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근 사람들의 먹거리 관련 관심사를 들여다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를 활용해 앞으로 어떤 메뉴가 떠오를 것인지 예측하는데 필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오픈서베이 푸드다이어리 역시 조사를 할 때 취식 메뉴를 묻는 데 그치지 않고, ‘요즘 뜨는 먹거리/마실거리’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주관식으로 응답을 받은 뒤 키워드 단위로 텍스트를 분석해서 따라 뜨고 지는 먹거리 키워드의 트렌드를 알아내는 거죠.
최근 몇 년간 언급량 폭발적으로 증가한 ‘마라’와 ‘로제’
주목해서 살펴봐야 할 키워드는 ‘마라’와 ‘로제’입니다. 두 키워드는 16~18년까지만 해도 언급량이 0에 가까웠는데, 팬데믹 전후 3년간 언급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아래 그래프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마라’는 붉은색 그래프로 19년 6월부터 한 차례 언급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뒤 20년 하반기 이후 꾸준한 언급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로제’는 노란색 그래프로 20년까지도 언급량이 거의 없다가 21년 2월 이후 폭발적으로 언급량이 증가한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마라탕·마라샹궈·로제떡볶이 등 신메뉴가 국내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얻은 시기와도 유사합니다.

마라·로제 등 뜨는 먹거리 트렌드 중심에 있는 2030
요즘 뜨는 먹거리로 언급된 ‘마라’와 ‘로제’ 관련 음식은 취식률 또한 크게 증가했습니다. 마라탕·마라샹궈 등 마라가 포함된 메뉴는 19년 이후 취식률이 지속 상승 추세입니다. 또한, 로제떡볶이·로제찜닭 등 로제가 포함된 메뉴는 특히 21년 들어서 취식량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는 앞서 살펴본 요즘 뜨는 먹거리 키워드 언급량 변화와 유사한 추이입니다. 특정 먹거리 키워드가 떠오르면 관련 메뉴 취식 또한 증가한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여기서도 2030세대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살펴봤던 전통주·양주 취식 증가 트렌드처럼, 마라·로제 관련 메뉴 취식 증가에서도 2030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마라의 경우 2030 취식률은 21년 들어 소폭 감소했지만 특히 20대에서 절대적인 취식량 자체가 타 연령 대비 매우 높습니다. 로제의 경우는 21년 들어 전 연령대에서 취식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2030의 취식률 상승 폭과 절대적인 취식량이 가장 높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최신 식문화 트렌드를 살펴볼 때는 2030에 주목해야 한다는 겁니다. 2030이 어떤 먹거리/마실거리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2030을 중심으로 취식이 이뤄지거나 취식률이 증가하고 있는 메뉴가 무엇인지 살펴볼 때 앞으로 어떤 메뉴가 떠오를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라’와 ‘로제’만 해도 뜨는 먹거리/마실거리로 언급되기 시작한 이후 2030을 중심으로 실제 취식이 이뤄진 뒤 4050 연령대까지 널리 전파된 패턴을 보였습니다.

팬데믹 전후 3년간 푸드 트렌드 더 알아보기
오픈서베이는 앤데믹 이후 식음료 관련 비즈니스 전략을 고민하는 기업을 위해 팬데믹 전후 3년간 식생활 트렌드를 분석한 <오픈서베이 Eat 리포트 2022>를 출시했습니다. 리포트를 통해 한국인의 식생활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식생활 트렌드를 살펴보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점이 궁금하셨다면 오픈서베이 Eat 리포트 2022를 더 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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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서베이 콘텐츠 마케팅 팀 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