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X, CX, UX, 오해 없이 소통하기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써도 ‘경험’이 중요한 지금입니다. 경험의 사전적 정의는 ‘객관적 대상에 대한 감각이나 지각 작용에 의하여 깨닫게 되는 내용’인데요.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감각, 지각, 깨닫는 것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영역입니다. 따라서 기존에는 기업들이 제품 또는 서비스의 구체적인 기능과 특징을 중심으로 경쟁사와 비교해서 차별화하려 했다면, 이제는 사용자 및 고객을 중심으로 그들의 경험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고객과의 관계를 예전보다 중요시하게 되었습니다.
브랜드 경험(BX), 고객 경험(CX), 사용자 경험(UX)은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단어 자체가 부각되다 보니 뜻을 정확히 짚고 넘어가지 않거나, 세 용어를 혼용하는 경우를 빈번히 보았습니다. 그래서 트렌드를 잘 읽는 동시에 실무에서 오해 없이 서로 잘 사용해보면 좋겠다는 의미로 BX, CX, UX 각각의 의미와 그 사이의 연관성을 정리했습니다.

BX의 정의와 관리
BX는 브랜드와 관련된 자극과 소비자의 주관적이고 내재적인 반응이 결합되면서 일어나는 경험의 과정과 결과입니다. 개념상 CX와 UX를 아우릅니다. 자극은 브랜드의 요소입니다. 첫째 디자인과 아이덴티티(이름, 로고, 사이니지, 컬러, 서체, 배경 디자인, 슬로건, 마스코트, 캐릭터 등), 둘째 패키징, 셋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광고, 브로셔, 웹사이트 등), 넷째 온오프라인 이벤트가 포함됩니다.
소비자는 이 브랜드 요소들을 다섯 가지 측면에서 보고, 주관적이며 내재적인 반응을 합니다. 감각적, 정서적, 지적, 행동적, 사회적 측면이 포함되는데요. 예를 들어 특정 음료 브랜드의 컬러인 빨간색을 기억하며 감각적인 반응을 할 수도 있고, 종합 스포츠 브랜드의 메시지 “Just do it”을 기억하며 행동적 반응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하나의 자극 유형이 한 가지 반응만을 촉발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자극이라도 어떤 사람은 긍정적으로, 또 다른 사람은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또 그 강도도 다를 수 있습니다.

한편 BX 관리는 브랜드와 관련된 경영이론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세그멘테이션, 타겟팅, 포지셔닝을 하고, 타겟 고객의 마음에 브랜드를 독특하게 안착시키는 전략입니다.
그런데 BX의 경우 제품 및 서비스 제공과 경험을 같은 선상에 두고 고객의 내재적인 측면에 좀더 집중한다는 점이 조금 다릅니다. 특정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높은 신뢰도가 ‘마음의 평안’을 준다거나, 저렴한 가격이 ‘만족감’을 준다는 점을 주목합니다. 가령 밀키트(비조리 음식)를 경험한 고객은 음식을 맛있게 먹는 데서 오는 포만감과 함께, ‘내가 한 끼를 만들었다’는 효능감도 느낍니다. 재료와 레시피는 키트에 준비돼 있었지만요. 이는 CX와 BX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BX 관리는 고객이 브랜드에 신뢰를 가지고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도록, 일관된 경험이나 맞춤형 경험을 선사하는 것에 초점을 둡니다. 예를 들어 요즘 같은 모바일, 디지털 시대에는 개인화 및 자동화 기술이 BX 관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광고, 콘텐츠 등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이 대표적인 예시겠습니다.
더불어 BX 커뮤니케이션 역시 구조화되어 있어야 합니다. 기업 내부적으로는 제품팀, 마케팅팀, 인사팀까지 브랜드가 통용되고, 이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가 마련되면 좋습니다. 외부적으로는 설문조사 또는 만족도 조사, 시장 조사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이 효율적, 효과적입니다. 이를 통해 수집되고 분석되는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긍정적인 경험을 강화하는 메시지를 내보낼 수 있습니다.
CX의 정의와 관리
CX는 고객과 기업 비즈니스 사이의 모든 접점에서 일어난 인터랙션의 결과입니다. 각종 커뮤니케이션, 거래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교류 경험을 의미합니다. 이 경험은 고객과의 관계 레벨, 고객 여정 레벨, 상호작용 레벨로 구성됩니다. 관계 레벨에는 광고 캠페인, CS, 그리고 패키지 등이 포함됩니다. 고객 저니 레벨에는 채널 간의 일관성, 막힘 없는 사용 경험 등이 들어갑니다.
경영 이론에서는 CX를 쇼핑 및 서비스 경험과 소비 경험을 합친 개념으로 보기도 합니다. 매장의 물리적인 환경이나 판매하는 스태프로부터 영향을 받을 때 겪는 경험, 그리고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쓰면서 하는 경험이 해당됩니다.
CX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특히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들어야 하는데요. 브랜드 경험의 일부로서, 경쟁사와 같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우리 기업과 고객 사이의 관계에 맞춤화된 고객 경험을 선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2020년 2천 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CX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해당 설문조사에서 ‘좋은 CX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비즈니스 전반에서 고객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나아가 CX를 잘 관리한다는 것은 고객의 피드백을 꾸준히 수집하고, 추이를 분석하고, 정기적으로 문제를 교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세스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고객과의 마찰을 줄이고 특정 CS문제와, 제품 및 서비스의 개선 과제를 해결하는 작업 역시 CX를 잘 관리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답했습니다.
이 작업에 공을 들이는 대표적인 회사가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CX를 개선하는 것을 사랑한다”는 CEO 제프 베조스의 리더십에 따라 고객 몰입을 추구했습니다. 이커머스 회사로서 ‘고객은 근본적으로 불만족한다’는 명제를 전제로, 고객 피드백을 잘 받되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내부에서 연구해 재해석을 합니다. 제품 및 서비스 개선에 실질적으로 반영하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축적하고 추적한, 어마어마한 고객 데이터와 피드백 데이터는 앞으로도 아마존이 고객과의 모든 온오프라인 접점에서 CX를 개인화하고 자동화하는 데 사용될 것입니다.
UX의 정의와 관리
UX는 사용자가 회사, 서비스, 제품 등과의 직간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생기는 총체적인 경험입니다. 여기서 경험은 사용자가 보이는 행동, 태도, 느낄 법한 감정을 포함합니다.
하지만 UX라는 개념은 컴퓨터가 디지털 상호작용의 주요 형태였던 시대에 생겼습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UX를 고객과 회사 간의 평생 관계가 아닌 제품/서비스 안에서의 단일적인 상호작용이라는 제한된 개념으로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국내외 가리지 않고 과거의 UX 개념을 CX로 이용하는 추세입니다. UX는 CX 중 인터랙션 부분만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엔 사용자 심리학, 상호작용 디자인, 네비게이션 디자인, 콘텐츠 전략, 비주얼 요소, 인포메이션 아키텍처가 포함됩니다.
UX 디자인은 크게 리서치, 프로토타이핑, 와이어프레이밍, 테스트의 과정을 거칩니다. 리서치에는 사용자 리서치, 시장 리서치, 제품 히스토리 분석 등을 통해 사용자 피드백을 수집하는 작업, 그리고 경쟁사 분석이 속합니다.
프로토타이핑과 와이어프레이밍에는 MVP(최소기능제품) 개념이 등장합니다. MVP는 완성된 결과물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중간결과물입니다. 이것으로 초기 사용자들이 제품/서비스를 어떻게 이용할지 테스터들에게 실험해보고 피드백을 받습니다.
테스팅은 A/B 테스트, MVT(다변수테스트) 등을 통해 사용자가 쓰기 어려워 하는 기능이나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솎습니다. 제품 및 서비스 개발 단계에서 이미 눈에 보이는 문제나 앞으로 문제가 될만한 요소를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함입니다.
제품 및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은 후에도 UX 디자인의 여정은 지속됩니다. 많은 기업이 제품 및 서비스 출시 후에도 리서치, 디자인, 테스트 과정을 반복해서 UX를 업데이트 합니다. 더 많은 고객을 불러오고, 지금 있는 고객을 붙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BX, CX, UX의 정의와 관리
지금까지 BX, CX, UX의 기본적인 개념을 알아보았습니다. 여기까지 읽은 분들은 이미 눈치 채셨겠지만, 세 개의 경험은 서로 밀접하게 관련돼 있습니다.

BX는 고객이 제품 및 서비스를 사용하기 전, 사용할 때, 사용하고 나서 생기는 모든 감각, 감성, 인식, 의지 등을 포함합니다. CX는 고객이 해당 제품 및 서비스를 쓸 때 발생하는 모든 인터랙션, 그리고 그때마다 고객이 겪는 경험을 의미합니다. UX는 특정 제품 및 서비스에 한정해 이를 탐색하고 조사하며 평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험입니다.
아래 이미지는 이 관계가 실제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여줍니다. ‘경험의 사이클’이라고 부르는데요. UX에서 CX, CX에서 BX까지, 경험이 확장되며 이 사이클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BX는 제품 및 서비스를 발견, 이해하고 배우며 선호해서 구입하고 나아가 브랜드를 신뢰하게 되는 전 과정을 아우릅니다. CX는 제품 및 서비스를 사용하다가 결국 지지하게 되는 고객의 심리에 연관되어 있습니다. UX는 CX에 포함됩니다. 우리가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해서 사용했던 경험을 시각화한 개념이라고 봐주시면 좋습니다.
BX, CX, UX의 정의와 관리
이렇게 BX, CX, UX의 정의와 관리법, 그리고 관계를 살펴보았습니다. 트렌디한 한편 개념상 실무에서 겹치는 영역이 있는 용어들인데요.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오히려 정확한 의미를 생각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오해가 생기면 커뮤니케이션 비용은 높아지고요. 그래서 이번 글이 조직 안팎에서 각 용어의 정의를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각 상황에서 어떤 용어를 사용할지 이 글을 보고 함께 결정한 뒤 오해 없이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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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1. <브랜드 디자인학 연구> 중 브랜드 경험(BX)에 대한 개념적 고찰
2. <Brand Experience:What Is It? How Is It Measured? Does It Affect Loyalty?>
3. Brand strategy: Your ultimate guide
4. Understanding customer experience
5. Introduction to UX design: key principles, best practices, and mistakes to av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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