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거시와 작별하며 성장의 발판을, 오픈서베이 CTO 인터뷰

이건노 CTO(이하 폴)가 오픈서베이 개발그룹 리빌딩과 개발문화를 이야기했던 첫 인터뷰 이후 4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비즈니스 고속 성장을 이끈 오픈서베이, 특히 개발그룹은 새로운 발전을 이루며 꽤 달라진 모습입니다. 구성원 규모를 3배가량 확대해 개발 역량을 강화했으며 오픈애널리틱스(OpenAnalytics), 피드백(Feedback.io)을 개발 완료해 론칭했습니다. 게다가 회사의 미래 성장성을 키우고 더 나은 개발 환경을 조성하고자 큰 규모의 마이그레이션 작업도 거쳤답니다. 개발그룹이 2023년 현재까지 어떻게 변하고 발전했는지, 오니언만 알고 있던 이야기를 폴에게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폴 안녕하세요! 두 번째 인터뷰로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오픈서베이 CTO 폴입니다. 19년 5월에 첫 인터뷰를 했으니 벌써 4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콘텐츠를 오랜만에 다시 보니 괜히 쑥스러웠는데, 이번 인터뷰는 몇 년 후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하네요.
오픈서베이는 꾸준히 도전하고 성장해왔어요. 프로덕트가 오픈서베이의 중요한 축 중 하나인 만큼 개발그룹을 이끄는 폴은 그 변화를 더 크게 느끼실 것 같아요.
그간 많은 일이 있었어요. 크게 보면 20년엔 데이터 분석 플랫폼 오픈애널리틱스, 22년엔 경험 관리 플랫폼 피드백을 론칭했습니다. 회사 내부에서만 아는 큰일도 진행했어요. 21년에는 레거시 서버를 정리했고 최근에는 10년간 쌓았던 데이터베이스(DB)를 싹 지워버리는 일도 치뤘거든요. 매해 중요도 높은 일들을 진행하며 모두가 바쁘게 보낸 것 같아요.

“몇 년간 서버, DB 등 10년간의 레거시를 정리하는
중요한 숙제를 드디어 마무리해 감회가 새로워요.”
내부만 아는 개발 환경 최적화 작업들도 있었군요. DB를 지운 건 어떤 배경에서 진행한 일인가요?
오픈서베이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해 이를 판매하는, 말 그대로 데이터가 자산인 회사입니다. 비즈니스 성장에 맞게 DB 규모도 계속 확대되고 있고 지금 이 순간도 데이터가 끊임없이 쌓이고 있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새 프로덕트들을 론칭하고 서비스를 지속 업데이트하며 수집 데이터의 유형도 다양해졌습니다. 앞으로는 더 멋진 일들을 계획하고 있고요. (2023년 오픈서베이 주요 업데이트 미리보기) 이 모든 일을 안정적으로 해나가려면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DB를 날려버렸죠.
그럼 이제 오픈서베이는 데이터 자산이 없냐하면 당연히 그건 아니고요. (웃음) 중장기적 플랜을 고려해 DB 구조를 재설계하고 데이터를 잘 분리해 새로운 DB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기존 DB는 지운거예요.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이라고도 말하는데, 쉽게 말해 데이터를 이사하는거죠. 우리가 쓰는 PC도 가끔 바탕화면이나 폴더 정리를 하려면 귀찮고 번거로운데, 오픈서베이가 쌓아온 데이터는 수십억 건이니까 아주 복잡하고 기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데이터는 독립적이지만 연결되어 있어서 하나가 잘 못 되면 예상치 못한 곳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검증을 꼼꼼히 해야 해서 쉬운 작업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팀이 함께 한 덕에 무사히 올해 초에 기존 DB를 말끔히 삭제할 수 있었어요.
이제껏 10년을 잘 달려온 오픈서베이가 다음 10년을 더 잘 달리기 위한 준비인 셈이네요.
맞습니다. 블록을 쌓을 땐 아래쪽이 탄탄해야 더 높이 올릴 수 있잖아요. 오픈서베이가 앞으로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하고 프로덕트도 더 크게 확장하려고 재정비한 거죠.
개발그룹을 이끄는 제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습니다. IT 업계에서 보안은 정말 중요한 키워드고 앞으로 더 중요해질 거예요. 이번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을 잘 마친 덕분에 앞으로 데이터 암호화나 접근 제어를 기존보다 훨씬 더 촘촘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데이터 회사인 오픈서베이에게 보안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고, 또 올해는 ISMS-P 인증을 앞두고 보안 강화 작업에 많은 리소스를 쓰고 있거든요. 오픈서베이를 더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니 든든합니다.
이 작업 후에 데이터 안정성도 크게 향상되었고, 시대적 배경이나 기술 트렌드에 따라 분석 데이터 유형이 달라져도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장애 대응도 더 용이해졌습니다. 서비스를 운영하면 장애가 생기는 건 필연적이에요. 어떻게 빠르게 잘 대응하느냐가 중요한데, 데이터가 잘 정리되어 있으니 원인 파악을 하기에도 환경이 더 나아졌고 장애에도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오픈서베이가 앞으로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하고
프로덕트도 더 크게 확장하려고 재정비했어요.”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한 번에 삭제할 때 기분은 어떠셨나요?
사실 몇 년 전에 팀에서 어떤 작업하다가 예상치 못한 문제로 모든 데이터가 삭제된 적 있었습니다. 다행히 잘 복구했지만 당시 데이터가 0이 된 순간 모두가 아찔함을 느꼈는데, 이번엔 필요에 의해 삭제하다니 기분이 묘했죠. 데이터 규모가 크니까 준비를 마치고도 기존 DB 삭제는 미뤄왔는데, 막상 하니까 별 게 아니었구나 싶었어요. 물론 문제가 생겼다면 이렇게 이야기할 수 없었겠죠.
그리고 오픈서베이 조인 초기도 떠올랐어요. 입사하자마자 회사 비즈니스를 파악하려고 DB를 먼저 뜯어봤거든요. 그리고 여기에 연결된 코드들을 확인하고 개발 담당하는 구성원들을 인터뷰했죠. 6년 전이니 지금보다 매출은 훨씬 적을 때였는데도 예상했던 것보다 데이터가 많았어요. 그때부터 정리할 게 눈에 보였는데 이번에 싹 정리하니까 후련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폴이 조인한 지도 만 6년이 되었네요. 그간의 경험 중에선 어떤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긴 작업이었던 서버 마이그레이션이 단연 1위입니다. 물리 서버에서 클라우드 환경으로 옮겨왔는데, 17년 입사 후 다음 해부터 본격적으로 계획해서 3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한 일이죠. 오픈서베이는 지난 5년간 매년 30% 이상 성장했어요. 비즈니스 성장 속도에 맞게 데이터를 더 많이, 안정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서버도 커져야겠죠. 스케일 확장이나 백업의 용이성을 고려해 클라우드 서비스로 마이그레이션했습니다.
운영 중인 서비스에서 이러한 작업을 하는 건 빠르게 달리는 말 위에서 다른 말로 옮겨타는 것과 같은 일이라 어렵습니다. 작업의 영향 범위나 사이드 이펙트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하고, 많은 것을 고려해 데이터 백업, 코드 리팩토링 등의 작업을 이어 나가야 하거든요. 데이터 유실 없이, 서비스 문제 없이 진행하려면 수년간의 요구사항과 히스토리를 파악해야 하는데 그게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긴 기간의 작업을 리드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당시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레거시 코드를 걷고 서버를 마이그레이션하는 건 서비스 뒤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고객이 알아차릴 시각적 변화는 없어요. 하지만 개발 측면에서는 매우 큰 규모의 일이고 오랜 기간 진행해야 해서 기나긴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었던 것 같아요. 끝내고 나서는 ‘우리 팀 힘든 일 했다. 드디어 끝났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마무리하며 ‘Legacy Slayer’라는 티셔츠들도 만들어 개발그룹과 나누는 소소한 이벤트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서버 마이그레이션 후에는 전체적으로 개발 환경의 유연성이 확대되었어요. 한 번에 수집하거나 분석하는 데이터 규모와 같이 스케일링을 손쉽게 조정할 수 있고, 데이터 수집 형식을 다양화하는 것도 더 쉬워졌어요. 무엇보다 이 작업을 거치면서 개발그룹 모두가 처음 코드를 짤 때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DB 확장성 등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등 ‘좋은 코드’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된 것 같아요.
레거시라는 게 현재까지 서비스가 잘 운영되게끔 해주었으니 고마운 마음과 애정도 있는데요. 작별하며 아쉽기도 하지만 후련하기도 하고 다시는 보지 말자는 마음도 함께 공존하죠. (웃음) 어쨌든 서버와 데이터베이스까지 레거시를 대부분 걷으면서 오픈서베이 개발그룹은 더 크게 뻗어나갈 준비를 했고 배움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개발 환경의 유연성이 확대되었어요.
오픈서베이가 앞으로 더 성장할 준비를 한거죠.”
변화와 성장의 순간들이 많이 있었네요. 지난 인터뷰에선 개발그룹 문화에 대해 많이 소개해주셨었는데, 시간이 흐른 현재 가장 달라졌다고 느끼는 건 무엇인가요?
먼저 개발 인원이 많이 늘어나서 4년 전 규모의 3배가 되었습니다. 오픈서베이가 프로덕트 역량을 더욱 강화해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커진 규모에 맞게 지난해엔 그룹 구성을 전반적으로 개편했고, 개발자로 이뤄진 ‘개발그룹’과 PM, UX, QA가 속한 ‘프로덕트그룹’으로 나눠서 운영하고 있어요. 서로 긴밀하게 협업하며 따로 또 같이 성장하고 전문성도 키우는 데에 필요한 변화였습니다.
또 코로나19라는 상황으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재택근무가 자연스러워졌다는 것도 달라진 모습 중 하나입니다. 기존에도 오픈서베이는 재택근무 제도가 있긴 했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며 보편화되었고, 특히 개발그룹은 근무 형태의 자율도가 더욱 높아졌어요.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대면/비대면 환경 관계없이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긴 하지만, 비대면으로 원활하게 협업하기 위해 문서 기반으로 일하는 방식을 정착시켰어요. PRD(Product Requirements Document)나 SRS(Software Requirements Specification) 등의 문서를 쓰고 리뷰 후 작업을 시작하는 프로세스로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예전엔 신규 기능보다는 기존의 서비스를 잘 운영하는 방향이었다면, 서버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레거시를 정리하면서 피드백(Feedback.io)처럼 새로운 프로덕트에 대한 니즈가 생겼고 또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거죠. 이렇게 새로운 프로덕트나 기능을 만들기 위해선 관계된 모든 담당자가 히스토리와 요구사항을 잘 파악하고 같은 뷰를 가지고 일해야 하기 때문에 문서를 기반으로 일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문서 기반의 개발 방식이 도입되면서 타겟을 미래에 두고 더 많은 것을 고려해 일하게 되어서, 한 번에 일하는 호흡도 더 길어졌습니다.
그렇다면 많은 변화 속에서 여전히 유지하는 가치도 있으실까요?
배려와 공동 성장을 추구하는 점은 같습니다. 그리고 이건 변하지 않고 앞으로도 쭉 유지되었으면 하는 부분이에요. 개발자별로 담당 프로덕트와 업무는 나뉘어 있지만, 오픈서베이 개발그룹은 서로 끌어주면서 일하는 분위기입니다. 여전히 코드 리뷰도 열심히 합니다. 형식적으로 하거나 절차상 해야 하니까 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더 좋은 코드를 써내기 위해 다들 진심으로 리뷰에 참여해요. 같은 맥락에서 문서도 작성해 같이 리뷰하고 더 좋은 개발 방식을 함께 고민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룹 규모가 커지고 비대면 업무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커뮤니케이션이 더 중요해졌어요.
하지만 팀을 배려하고 함께 성장하려고 하는 건 몇 년 전과 같습니다.”
레거시 기술 환경을 정리했으니, 이제 미래를 위해 더 집중하고 싶은 분야가 있으실 것 같아요.
고객의 복잡한 문제를 오픈서베이 프로덕트로 쉽게 해결해 드리고 싶습니다. 오픈서베이의 서베이 플랫폼과 오베이는 퀄리티 높은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하고, 오픈애널리틱스는 누구나 쉽게 데이터를 다각도로 분석하도록 돕는 프로덕트예요. 이런 주요 역할을 더 확장해 데이터 활용의 다양성을 키울 예정입니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거쳐 경험 경제(Experience Economy)의 시대라고 말하는 현재, 고객 경험은 곧 매출, 비즈니스 성공을 좌우한다고 하죠. 이러한 상황에 맞게 프로덕트를 잘 발전시키고 싶어요.
그러려면 우선 소비자, 고객 데이터를 여러 유형으로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게 만들어야겠죠. 현재 오픈서베이는 정량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에는 따라올 곳이 없어요. 여기에 음성, 영상 등 수집 데이터 형식을 추가하고, 또 이미지를 활용한 응답 유형도 다양화할 예정입니다. 훨씬 더 풍부한 소비자의 생각과 경험을 파악할 수 있겠죠. 더불어, 정성적인 데이터에 대한 니즈가 점점 커지고 있어서 이를 위한 솔루션 역시 준비 중입니다.
소비자 데이터와 리서치 세계에는 아직 혁신이 필요한 영역이 많고, 오픈서베이 역시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아요. 물론 쉽지 않겠지만 오픈서베이가 리서치를 모바일로 옮겨오며 산업에 변화를 만들었듯이 앞으로도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폴과 함께 즐겁게 일하고 싶으시다면
지금 바로 입사 지원 해보세요!”
오픈서베이 커뮤니케이션 매니저